전화위복
한국 테니스의 ‘에이스’ 정현(58위·삼성증권 후원)이 그랜드슬램 대회 ‘4강 신화’를 썼다.
정현은 지난 1월 24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펼쳐진 2018 호주오픈 남자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(미국·세계랭킹 97위)을 3-0(6-4 7-6<7-5> 6-3)으로 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해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또 한 번 고쳐 썼다.
시속 200~300㎞의 공들이 날아다니는 테니스는 다른 어떤 종목보다 시력이 좋아야 하는 스포츠다. 하지만 정현이 테니스를 시작한 것은 엉뚱하게도 나쁜 시력 때문이었다.
7세 때 선천성 약시 판정을 받은 정현은 녹색을 보는 게 눈에 좋다는 의사의 말에 녹색 테니스 코트에서 뛰놀기 위해 처음 라켓을 잡았다.
이것이 전화위복이 됐다.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시작한 테니스로 일약 세계 스타가 된 것이다.
정현의 시력은 지금도 나쁘지만 일찍부터 고글을 착용해 그 불편함을 극복했다. 그리고 이 고글은 세계적 테니스 스타 정현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.
이처럼 때로는 자신의 약점이 강점이 되고, 자신의 연약함이 강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.
다윗처럼 이새의 막내아들로 태어나 들판에서 양이나 쳐야 했던 소년이 왕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고 현재의 고난을 오히려 미래의 영광으로 바꾸게 하시는 주님을 의지해 본다.